DICOM 관련 오류

현장에서 발생하는 많은 DICOM 오류를 경험 했었습니다.

 

Field Complaint 중에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건

"다른 시스템들은 괜찮은데 이 시스템만 동작을 안한다" 였습니다.

거의 대부분 다른 제조사의 제품과 연동할 때에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당연히 고객 입장에서는 보이는 현상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니 그럴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컴플레인을 들을 때면 항상 골치가 아파 옵니다.

다니던 직장은 글로벌 회사였고 DICOM, IHE 관련 Test를 하는 큰 조직이 있었고

DICOM Test 만 한 달 넘게 진행하고 Pass 를 한 제품이었습니다.

 

"우리 장비만 동작하지 않는다" 는 말은 회사 매니저들도, 영업, 마케팅 부서도 듣게 되면

우리 회사 개발자들이 잘 못한 거라고 인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말이거든요.

"왜 내가 만든 제품만 동작하지 않는거지? 내가 잘못 만들었나? 내가 실력이 없는건가?"

괜히 찔리는 마음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런데 웃긴건 병원의료 장비나 시스템을 만드는 어떤 회사에 가더라도 이런 컴플레인이 있다는 것이고 대부분 문제의 원인은 중, 소 신생기업에서 제작한 제품에서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오류들의 대부분은 DICOM 표준이 너무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제조사, 개발자들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예를 하나 들어보면...

어느 병원에서 PACS를 설치하면서 PACS업체이 이런 요구를 했었나 봅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성별을 구분할 때에 'O' 라고 쓰지 않고 다른 단어를 입력할 수 있게 변경해 주세요"

 

DICOM에서 성별 구분은 'F'(Female), 'M'(Male), 'O'(Other) 로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습니다.

당연히 DICOM 표준을 따르는 모든 시스템들은 그렇게 만들고 있는데

이런 병원의  요청은, 큰 제조사에서는 표준을 얘기하면서 불가함을 얘기할 수 있지만

작은 신생 기업의 입장에서는 거부하기 어려운 일이죠.

 

결국은 PACS 업체는 제품을 수정하였고 운영이 되고 있었는데 'O' 대신 입력한 다른 단어 때문에 우리가 만든 제품에서 오류가 발생하였으니 당장 고쳐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장비는 'F', 'M', 'O'외의 값은 처리를 하지 못하게 되어 있었지요.

당연히 DICOM 표준에 적혀 있으니까요.

 

따라서 이 경우는 "의사의 잘못된 요청 -> 신생 PACS 업체가 표준을 무시하고 수정 -> 다른 시스템 오류 발생"  이렇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문제가 실제 매우 많이 발생하고 대부분의 근본 원인이 DICOM 표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며 제가 생각하기에는 DICOM 표준이 너무 방대한 것이 큰 문제입니다.

아마 단언컨데 DICOM 표준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세계에서 손꼽힐 정도일 것입니다.

 

위와 같은 류의 오류들을 분석하려면 병원 network상에서 주고 받는 packet을 capture해와서 DICOM packet을 분리해 내고 data element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DICOM과 IHE framework 문서를 보면서 표준에 위배되는 부분이 어디인지 찾아내야 합니다.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리고 이런 류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어도 대부분 크게 주목 받지 못합니다. 

DICOM 개발자가 아니면 이런 류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 되었는지 알지도 못할 뿐더라 설명을 해도 다른 분들이 잘 이해를 못하거든요.

 

DICOM 개발자로 일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 되지만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